인도왕실을 배경으로 한 니키아와 솔로르의 사랑 이야기
라바야데르(La Bayadere)는 프랑스어로 인도의 무희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 작품이 만들어지던 시기인 19세기 유럽은 인도의 이국적인 매력에 사로잡혀있었다. 마리우스 프티파의 형인 루시엔 프티파는 고대 인도의 시인 카리다사(Kalidasa)의 희곡 샤쿤탈라(Sacountala)를 발레로 만들기도 했는데 이때 프티파는 인도에 대한 신비로움과 형의 작품인 샤쿤탈라에서 영감을 받았다. 작곡가 루드비히 밍쿠스(Ludwing Minkus)와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Marius Petipa)가 제작을 맡아 총 4막으로 된 라바야데르를 1877년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초연되었다.
현재 공연되는 버전은 3가지로 바크탕 차부키아니(Vakhtnag Chbukiani), 1980년 나탈리아 마카로바(Natalia Makarova), 1992년 루돌프 누레예프(Rudolf Nureyev)가 있다. 키로프 발레단의 바크탕 차부키아니와 블라디미르 포노마료프가 마리우스 프티파의 안무를 바탕으로 4막에 있던 결혼식 장면을 2막으로 옮기고 약혼식으로 변경하면서 총 3막으로 제작했다. 라바야데르는 키로프발레단(마린스키발레단)이 3막 망령들의 왕국을 파리에서 공연하기 전까지(1961년) 서부 유럽에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후에 소련을 탈출한 두 무용수 나탈리아 마카로바와 루돌프 누레예프가 차부키아니 버전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버전으로 제작하면서 서방세계에서도 라바야데르를 볼 수 있게 되었다. 마카로바 버전은 원래 마리우스 프티파 버전의 스토리를 따른 4막 구성으로 되어있고 누레예프 역시 4막으로 제작하려 했으나 기술적인 문제와 건강악화로 3막으로 제작되었다.
사랑과 질투, 배신, 죽음 이야기
신비롭고 이국적인 인도를 배경으로 하며, 등장인물은 무희인 니키아, 니키아와 연인관계인 전사 솔로르, 신분차이로 만나기 어려운 두 사람을 도와주는 브라만 마가다베야(마그다비아), 자신의 딸과 솔로르를 결혼시키려는 라자왕, 라자왕의 딸이자 공주인 감자티, 니키아를 좋아하는 브라만 등이 있다.
1막 1장 인도의 신성한 숲 속의 성전
불을 신성하게 여기는 숲 속의 성전. 브라만과 그를 따르는 사제와 무희들은 불의 의식을 치르고 있다. 그때 브라만이 그녀에게 다가간다. 브라만은 그녀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신분까지 내려놓겠다면서 니키아에게 관심을 표현하지만 니키아는 이를 거절한다.
한편 왕에게 호랑이 가죽을 바치기 위해 전사들과 사냥을 나갔던 솔로르는 저녁이 다가오자 사람들의 눈을 피해 니키아를 만난다. 둘은 신성한 불 앞에서 사랑을 맹세한다. 그러나 둘의 관계를 브라만이 발견하게 되고 브라만은 질투에 눈이 멀어 솔로르를 죽이겠다고 결심한다.
1막 2장 골콘다 왕국, 라자왕의 궁전
라자왕은 자신의 딸인 감자티의 결혼을 위해 솔로르의 모습이 담긴 그림을 보여준다.
감자티는 솔로르를 마음에 들어 한다. 라자왕은 무희인 니키아를 불러 약혼자의 축복을 위해 춤을 추게 한다. 축복이 끝나고 라자왕은 솔로르를 직접 불러 공주 감자티와 인사하게 한다.
감자티와의 결혼에 솔로르는 당황하지만 왕의 명령을 거절하지 못한다. 솔로르와 감자티가 자리를 비우자 브라만은 라자왕에게 다가온다. 브라만은 왕에게 솔로르와 니키아의 관계를 말한다.
감자티는 이 사실을 엿듣게 된다. 그 사실을 들은 라자왕은 화가 났지만 솔로르와 공주의 결혼은 진행시키고 니키아를 죽이겠다 한다. 당황한 브라만은 무희를 죽이면 신의 저주를 받는다 말하지만 왕은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 감자티는 니키아를 부른다. 그러고는 자신의 약혼자의 사진을 보여준다. 그 약혼자가 솔로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니키아는 놀라고 솔로르와의 관계를 감자티에게 이야기한다. 감자티는 그 이야기를 듣고 화도내고 애원도 하면서 솔로르를 포기하라 말하지만 니키아는 솔로르를 포기하지 않는다. 결국 둘의 감정은 끝까지 가게 되고 화가 난 감자티.
감자티는 니키아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 차부키아니의 재안무로 추가된 1막 파드되 또한 인도 전통악기 비나 대신 물동이를 들고 있는 니키아로 변경했다.
2막 궁전 앞 정원
궁전의 정원에는 감자티와 솔로르의 약혼식을 진행되고 있다. 솔로르는 약혼식 도중에도 니키아를 그리워한다. 여러 사람들과 하인들이 춤을 추며 축하하는 가운데 니키아 역시 약혼식을 축하하라는 부름을 받고 춤을 추러 온다.
그렇게 꽃바구니를 들고 슬프게 춤을 추던 그때, 꽃바구니에서 뱀이 나와 니키아의 목을 문다. 니키아는 감자티가 뱀을 의도적으로 넣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리지만 이미 몸에는 독이 퍼져갔다. 그때 브라만이 그녀에게 해독제를 주지만 솔로르와 함께 할 수 없는 삶을 선택할 자신이 없던 니키아는 죽음을 선택한다.
니키아의 죽음 그 후, 버전별 다른 엔딩
안무버전별 각각 다른 엔딩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 차부키아니와 누레예프 버전은 3막 솔로의 방에서 니키아를 잃은 후 슬픔에 빠진 솔로르는 아편을 흡입하며 잠에 빠지게 된다. 꿈속에서 니키아를 다시 만나게 되지만 결국 그녀를 떠나보내며 놓아주게 되는 꿈속 엔딩으로 막이 내린다.
두 번째, 마카로바 버전은 모두 전멸하는 것으로 막이 내린다. 꿈에서 깨어난 솔로르는 결국 감자티와 결혼식을 준비한다.
결혼식을 진행하던 도중 니키아의 환영이 나타난다. 니키아는 자신에게 사랑을 맹세한 솔로르와 감자티에게 나타나 자신의 죽음을 상기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은 브라만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을 진행하게 된다.
바로 그때 신전에 폭풍과 번개가 몰아치면서 사원은 무너지게 되고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죽게 된다. 결국 저승에서 솔로르와 니키아는 만나게 되면서 둘은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다.
이때, 3막의 망령들의 왕국은 단테의 신곡:천국의 삽화에서 영감을 받았다. 뱀의 모양과 같이 등장하는 32명의 쉐이즈는 아편에 취한 솔로르가 보는 니키아의 환영들이라 볼 수 있다. 키로프(마린스키) 발레단이 망령들의 왕국을 파리에서 공연하기 전까지 라바야데르는 알려지지 않았다. 차부키아니가 4막을 삭제한 이유로는 힌두교 사원이 무너지는 것을 표현하기에는 많은 예산이 필요했고 소련정권이 종교적인 색채를 배제시키려 한 것 때문에 사라졌다고 본다.